포천시, ‘3.8 문학상’ 표절 논란에 “업무방해 검토”

수상취소와 상금환수 조치

 

포천시가 지난해 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시행했던 ‘3.8 문학상’이 손모 씨의 표절 논란에 오히려 ‘망신살’만 사게됐다. 심사를 담당했던 소설가와 대학교수들이 손모 씨의 표절품을 걸러내지 못하는가 하면, 40대인 그가 대학부에 작품을 제출했다는 사실조차 확인하지 못하면서 포천시 공모전에 대한 전반적인 공신력도 크게 하락했다.

 

20일 포천시 관계자는 작품을 표절한 손모씨에 대해 “수상을 취소하고 상금을 환수하기로 결정했다”며 “업무방해 혐의 등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7월 '포천38문학상'의 수상과 관련해 손모 씨는 대학부 우수상에 선정돼 100만원의 상품과 상패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소설가 김민정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손씨 작품을 두고 “내 소설 ‘뿌리’의 본문 전체가 무단 도용되었으며, 내 소설을 도용한 분이 2020년 무려 다섯 개의 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하였다는 것을 제보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밝히면서 손씨의 표절 사실이 드러났다.

 

이 남성은 포천38문학상 뿐 아니라 '제16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신인상을 비롯해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 '제2회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 당선, 계간지 '소설미학' 2021년 신인상 등을 받았다.

 

특히 포천38문학상은 소설가와 대학교수 등 5명의 심사위원이 당선작을 뽑았고, 상금 총액도 3000만원이 넘는다. 거기에 시비를 들여 1천부의 소설책을 제작 배포하기도 했다.

 

하지만 포천시는 이 같은 표절 소설을 표절검사 프로그램이나 포털사이트 검색 등을 통해 거르지 못했다. 거기다 40대인 손씨가 대학부에 작품을 제출했음에도 나이 확인도 없이 수상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 때문에 포천시도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원작자인 김민정씨는 손모 씨가 자신의 작품을 무단 도용해 5개의 문학상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 포천닷컴 김태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