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의회, ‘국민의힘+무소속’ 연합 깨져...민주당 모든 예산 결정 가능

민주 ‘3인방’ 국민의힘 임종훈 '맞손'

 

후반기 포천시의회 의장단 구성을 놓고 ‘파워게임’을 펼쳤던 국민의힘 송상국·임종훈, 무소속 손세화·조용춘 ‘연합’이 사실상 와해됐다. 임종훈 의원이 예산결산위원장 선출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손을 들며 캐스팅보트 역할을 자처했기 때문이다.

 

8일 포천시의회는 민주당 박혜옥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진행 중이다. 이번 예결위에서는 내년도 포천시 예산 약 8천억원을 심사한다.

 

예결위는 민주당 강준모·연제창·박혜옥 의원과 국민의힘 송상국·임종훈, 무소속 조용춘 의원 등 6명으로 구성됐다. 손세화 의원은 의장이기 때문에 예결위원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들 6명의 예결위원들은 포천시가 제출한 예산안을 심의, 통과 여부를 다수결로 결정하지만 3 대 3 동률의 의견이 나올 경우 위원장이 힘을 싣는 쪽 의견을 따르기로 전반기에 협의했다. 즉, 동률일 경우 위원장이 사실상 이를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예결위원장을 맡은 박혜옥 의원은 자신을 지지하는 두 표만 확보하면,  사실상 내년도 포천시 모든 예산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게 됐다.

 

박윤국 시장과 같은 당인 박혜옥 의원이지만, 그는 박 시장과 협력적 관계는 아닌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 때문에 박 시장도 박 의원 대신 자신과 소통하는 조용춘 의원이 예결위원장을 맡기를 기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민주당 일부 시의원들은 임기 시작 이후 지속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박윤국 시장의 정책에 반대하거나 비판하는 일을 끊임없이 해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같은 시정 장악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예결위원장은 박혜옥 의원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과 다른 의원들은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고 진통 끝에 임종훈 의원이 결국 민주당과 손을 잡았다.

 

이 때문에 내년도 예산은 박윤국 시장과 각을 세우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의 뜻에 따라 결정될 수 밖에 없게 됐다. 또 임종훈 의원이 박 시장과 그동안 '물밑 교류'를 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그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게 정치권의 반응이다.

 

임종훈 의원이 의장단에서 손 잡았던 손세화·조용춘·송상국 의원과 갈라서게 된 원인에도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손세화 의장의 ‘공문서 훼손’ 사건과 관련해 임종훈 의원이 이 사실을 적극적으로 언론에 알렸고, 손 의장 사과 촉구 성명서 작성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드러나 손 의장과의 감정 다툼이 '연합 체계'를 깨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포천시 한 시의원은 이에 대해 “자신의 손으로 뽑은 의장과 자신을 운영위원장으로 만들어 준 동료 의원들을 배신했다"며 "자리를 차지할 때는 배신하지 말자고 했으면서 자신의 감정으로 반대당인 민주당과 손을 잡는 행위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임종훈 의원은 “손세화 의장과 감정의 골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더 이상 그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며 “예결위원장 결정은 운영위원장으로서 양측을 조율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 포천닷컴 김태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