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세치 혀가 곧 불러 올 '죗값'

포퓰리즘 의정, 결국 '화'만 부를 것

 

포천시의회 155회 임시회가 '아무말 대잔치'로 끝날 공산이 커졌다. 이번 임시회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장자·용정 산업단지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조사특위)는 '헛다리'만 짚으며 허무하게 끝났고, 일부 시의원은 '민원'이란 이유로 포천시에 얼토당토한 요구를 하다 '뭇매'를 맞고 내상을 입기도 했다.

 

이번 조사특위에서 보여준 시의원들의 언행은 개탄스럽고, 실망감은 하늘을 찌른다. 2019년 10월 조사특위 구성 후 467일 만에 열린 지난 18일의 '요식행위'는 자치의정의 존재 이유조차 부정한다.

 

석탄발전소(집단에너지시설)의 잘잘못과 논란을 차치하고서라도 시의원들 스스로가 조사특위 위원이라면 그런 참담한 모습을 보이지 말았어야 했다. <관련기사 : 공부 안했으니 질문 없을 수 밖에...‘헛발질’ 한 용정·장자 조사특위>

 

이번 조사특위는 '연제창 특위'였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대부분의 시간을 연 의원 혼자 사용했다. 전반기 부의장까지 지낸 강준모 의원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임종훈 의원은 질의 대신 자당 '이미지 지키기'에 급급한 것처럼 보였다. 석투본은 이 같은 '소문난 잔치''에 <주홍글씨가 되어버린 GS 석탄발전소, 쓰라린 책임을 물을 것>이란 성명서까지 발표했을 정도다.

 

하지만 조사특위에서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던 그들이 포천시 업무보고 과정에서는 민원이라는 이유로 엉뚱한 요구들을 했다.

 

강준모 의원은 공무원들이 경차를 타고 멀리 나가면 위험하니, 차를 업그레이드 시키라고 했고, 임종훈 의원은 세금을 내지 않은 식당들도 혈세로 입식테이블 사업을 보조해 주라고 했다.

 

그 뿐인가, 임 의원은 불법주정차 단속 예외 시간을 20~30분으로 늘려야 한다는 요구까지 했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단속예외 시간을 5분 내외로 정한 것을 거스르는 주장이었다. 법질서를 지키는 선량한 시민들보다 불법행위를 하는 이들의 편의를 위해 단속을 예외하자고 받아들여진다.

 

물론 향후 선거의 표만 생각한다면 임종훈 의원의 말이 백번 맞다. 공무원 공용차를 경차보다 상위급으로 올려야 한다는 강준모 의원의 주장 역시 포퓰리즘으로 한 말이라면 지당한 말씀이다. 하지만 두 의원이 그런 의도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편 것이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사람이 죽으면 최후의 심판은 염라대왕 앞에서 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염라대왕은 죄인의 혀를 집게로 뽑는 발설 지옥을 관장하고 있다. 최후의 심판을 관장하는 염라대왕의 주요 업무가 ‘혀를 뽑는 일’인 것으로 미뤄 보면 인간의 거의 모든 죄과는 세치의 혀에서 나오는 모양이다.

 

[ 포천닷컴 포천닷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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